이라크 사마라 고고유적 (Samarra Archaeological City, Iraq) — 나선형 미나렛이 하늘을 가른 도시

이라크-사마라-고고유적-세계문화유산

이라크 티그리스강 중류에 위치한 사마라(Samarra)는 9세기 아바스 왕조(Abbasid Caliphate)의 수도로, 당시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도시 중 하나였습니다. 836년에 칼리프 알무타심(Al-Mu’tasim)이 바그다드의 혼잡을 피해 새로 건설한 계획도시로, 이슬람 건축과 도시계획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특히 나선형 탑 미나렛 ‘알말위야(Al-Malwiya)’는 사마라의 상징으로, 하늘로 이어지는 신앙의 길을 형상화했습니다. 200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사마라는 현재까지도 고대 이슬람 문명의 정점으로 평가받습니다.

아바스 왕조의 새로운 수도 – 사마라의 탄생

1. 바그다드에서 사마라로

9세기 초, 아바스 왕조의 수도 바그다드는 세계 무역의 중심이었지만 인구 과밀과 정치적 혼란으로 통치가 어려워졌습니다. 이에 칼리프 알무타심은 836년, 티그리스강 동쪽에 새로운 수도 ‘사마라’를 세웠습니다. 이 도시는 군사 중심의 행정 수도로 설계되어, 바그다드와 달리 질서 정연한 계획도시 구조를 가졌습니다.

사마라는 도시 전체가 직선적 축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궁전, 모스크, 정원, 시장이 체계적으로 배치되었습니다. 이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 도시계획 사례 중 하나로 꼽힙니다.

사마라의 건설은 단순한 수도 이전이 아니라, 이슬람 문명이 독립적 도시문화를 확립한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2. 알무타심과 알무타와킬의 시대

사마라는 아바스 왕조 제8대 칼리프 알무타심과 제10대 칼리프 알무타와킬 시대에 절정을 이룹니다. 특히 알무타와킬은 ‘알무타와킬 대모스크(Great Mosque of al-Mutawakkil)’를 건립하며 종교적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확립했습니다.

이 모스크는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예배당으로, 약 17헥타르에 달하는 면적을 자랑했습니다. 벽면은 벽돌과 석회로 장식되었으며, 단순하지만 웅장한 미학이 돋보였습니다.

이 시기의 사마라는 정치, 군사, 종교의 중심지로 번성하며 인구 3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3. 몰락과 사라진 수도

892년, 아바스 왕조는 다시 바그다드로 수도를 옮기며 사마라는 급속히 쇠퇴했습니다. 강의 범람, 정치 분열, 그리고 이슬람 내부 분파 갈등이 도시 붕괴를 가속화했습니다.

이후 사마라는 수세기 동안 황무지로 남았고, 고고학적 발굴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존재조차 잊혀졌습니다. 그러나 모스크의 잔해와 나선형 미나렛이 여전히 사막 위에 우뚝 서 있어, 옛 문명의 위엄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이 유적의 복원과 연구는 이슬람 세계의 도시사와 건축미학을 복원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고 있습니다.

시기사건의의
836년사마라 건립아바스 왕조의 새로운 수도
850~861년알무타와킬 대모스크 완공세계 최대 이슬람 예배당
892년 이후수도 기능 상실역사적 몰락과 보존의 시작

하늘을 향한 탑 – 알말위야 미나렛의 상징성

1. 세계 유일의 나선형 미나렛

사마라의 알말위야 미나렛은 높이 52m의 거대한 벽돌 탑으로, 외부에 나선형 경사가 이어집니다. 마치 바벨탑을 연상시키는 형태로, 하늘로 오르는 길을 상징합니다. 이 구조는 단순한 장식이 아닌 종교적 상징으로서, 신과 인간을 잇는 통로로 설계되었습니다.

탑 내부는 비어 있으며, 외부의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면 도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는 당시 건축기술로서는 혁신적인 시도였습니다.

이 미나렛은 이슬람 세계에서 유일하게 완전한 나선형 구조를 가진 건축물로 평가받습니다.

2. 건축기법과 재료

미나렛은 점토 벽돌로 축조되었고, 표면은 석회와 회반죽으로 마감되어 황토색의 따뜻한 질감을 냅니다. 외벽의 곡선은 단순하지만 정밀하게 계산되어,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합니다.

건축학자들은 이 탑이 단순한 예배용이 아니라, 천문 관측과 왕실 행사용으로도 사용되었을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이 구조는 이후 이슬람 건축의 미나렛 형태에 영향을 주었고, 나선형 디자인은 상징적 요소로 여러 지역에 전파되었습니다.

3. 전쟁과 복원

2005년 이라크 내전 중, 사마라 유적은 일부 훼손을 입었지만 미나렛은 기적적으로 큰 피해를 피했습니다. 이후 유네스코와 이라크 정부가 공동 복원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원형 보존에 힘쓰고 있습니다.

2022년부터는 디지털 스캔을 통한 3D 기록 작업이 시작되어, 구조물의 미세한 균열까지 데이터화하고 있습니다.

이 노력 덕분에 알말위야 미나렛은 ‘보존된 고대 건축의 교본’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요소내용의의
높이약 52m당시 세계 최대 미나렛
형태외부 나선형 경사로신과 인간의 연결 상징
재료점토벽돌·석회·회반죽중동 건축의 전형

사마라의 예술과 도시문화

1. 궁전과 모자이크

사마라에는 ‘다르 알칼리파(Dar al-Khalifa)’라는 거대한 궁전이 존재했으며, 내부는 석고 부조와 모자이크로 장식되었습니다. 이 장식은 초기 이슬람 미술의 기하학적 패턴의 원형을 보여줍니다.

벽면의 반복 문양과 꽃무늬는 자연과 신의 조화를 상징했으며, 이후 이슬람 세계 전역으로 퍼졌습니다.

오늘날 발굴된 조각 일부는 바그다드 국립박물관에 보존되어 있습니다.

2. 장인들의 도시

사마라에는 직물, 유리, 도자기 등 공예 장인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사마라 유약도자(Samarra Lusterware)’는 은빛 광택이 특징으로, 당대 최고급 수출품이었어요.

이 도자기 기법은 후에 이집트, 이란, 스페인으로 전파되어 이슬람 예술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사마라는 단순한 수도가 아니라, ‘예술산업 도시’로 기능했습니다.

3. 현대 보존과 관광

현재 사마라는 여전히 보안 지역이지만, 점차 관광객 접근이 재개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와 이라크 문화부가 공동 복원 작업을 진행하며, 일부 구역은 일반인에게 공개되고 있습니다.

현지 가이드는 전통 의상을 입고 관광객에게 도시의 역사와 건축을 설명하며, 학문과 문화가 공존하던 옛 사마라의 분위기를 전합니다.

이 도시의 복원은 이슬람 문명유산 복원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평가됩니다.

항목내용
대표 건축알무타와킬 대모스크, 알말위야 미나렛
예술 유산사마라 유약도자, 석고 부조
보존 활동유네스코-이라크 복원 프로젝트 (2007~현재)
이라크-사마라-고고유적-세계문화유산 (1)

현재의 의미

사마라 고고유적은 단순한 유적지가 아니라, 인간이 신과 질서를 향한 도시를 설계했던 증거입니다. 붉은 황토빛 폐허 속에서도 나선형 미나렛은 여전히 하늘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슬람 문명이 남긴 건축적 시와 같습니다.

수천 년이 지나도 사마라의 곡선은 인간의 신앙과 창조력의 상징으로 남습니다. 사마라는 묻혀 있던 과거의 수도가 아니라, 여전히 ‘시간 속에 살아 있는 도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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